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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변호사칼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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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구치소에서 온 편지
글쓴이 천창수 변호사 날짜 2014-12-03 조회수 5237

며칠 전에 제가 변호를 했던 형사사건의 피의자로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.

 

남편과 헤어지고 홀로 두 아이를 키우며 열심히 살아온 직장맘인데  

직장 동료의 달콤한 고금리 제안에 어렵게 모은 전 재산을 맡겼다가 사기를 당하고,  

사기라는 사실을 모르고 다른 동료에게도 선의로 소개를 해주었다가  

본인도 사기죄로 처벌받게 된 기구한 사연이었습니다. 

 

  

 

 

1심 변론을 맡은 저는 피해자를 사기를 친 동료에게 소개를 해 줄 때는  

피고인이 그것이 사기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고 피고인은 오로지 선의로  

피해자의 돈을 불려주겠다는 생각으로 소개를 해 준 것에 불과하므로 

 피고인은 편취의 고의가 없어 무죄라고 주장하였습니다. 

 

또한 피고인은 피해자의 돈을 받아 단 1원도 누락하지 않고 전액을  

사기를 친 동료에게 송금하였고 이 과정에서 어떠한 수수료나  

이득도 받은 것이 없었습니다. 

 

그래서 설령 유죄로 인정되더라도 취득한 이득이 전혀 없고,  

초범이며 두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 사정을 고려하여 집행유예를  

선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변론하였지만 결과는  

징역 1년의 실형이었습니다. 

 

 

 

판결 선고와 동시에 구치소로 수감되었고 저는 그 다음주에 수원에  

다른 사건으로 재판을 간 김에 구치소에들러 그녀를 접견하였습니다. 

 

피고인은 어차피 전 재산을 사기 당해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 

형편에 피해자와 합의할 형편도 안 되고 공탁할 돈도 없으니 항소를 해봐야 

 감형될 것 같지도 않다면서 그냥 항소를 포기하고 분류처우를  

잘 받아서 가석방으로 한두달이라도 빨리 나오겠다고 했습니다. 

 

접견을 마치고 나오면서 너무 안타까워서 안에서 필요한 것이라도  

사 쓰시라고 영치금을 조금 넣고 왔는데 그 작은 영치금에 그녀는  

너무 감사하다면서 편지를 보내왔습니다.  

 

 

  

 

 

구치소에 수감되면서 많은 사람들을 원망하고 너무 힘들었는데  

이제는 다 잊고 빨리 수감생활을 마치고 나가서 두 아이들과 함께 다시 

 열심히 살아야겠다면서 제가 보내준 영치금 덕분에 너무 감사하면서도 

 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합니다.  

 

사실 저는 제가 변론을 못해서 법정구속이 된 것일지도  

모른다는 생각에 판결 선고 이후 늘 마음이 불편했습니다.  

어쩌면 그 불편한 마음에서 벗어나고자 영치금을 넣고 

 왔을지도 모릅니다. 제 마음의 편함을 위해 넣은 영치금이 

 피고인에게는 희망의 빛이 되었나 봅니다. 

 저의 작은 행동이 피고인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니  

오히려 제가 고맙고 감사한 마음입니다. 

 

 

 

 

부디 피고인이 항소를 해서 항소심에서는 더 나은 판결을 받아  

하루라도 빨리 두 아이에게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. 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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